고객집착(Customer Obsession), 채용에 묻다
“왜 그 후보자는 우리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채용이 중단될 때마다 머릿속에 반복되는 질문입니다.
최종까지 진행된 후보자, 팀에서도 긍정적이었고 우리도 합격이라는 판단을 내렸지만, 마지막 순간에 연락이 오지 않거나 이미 다른 회사를 선택했다는 이야기를 듣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그럴 때면 저 스스로에게 묻곤 합니다.
- 우리는 이 후보자를 정말 이해했을까?
- 우리가 전달한 메시지와 정보는 그 사람이 궁금해했던 포인트에 도달했을까?
그리고 이 고민의 끝에, 자주 떠오르는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고객 집착(Customer Obsession)’입니다.
이 글에서는 전략적 프레임보다, 실제로 채용을 수행하며 마주하게 되는 현실적인 질문과 시도에 집중해 보고자 합니다.
고객 집착이란 무엇일까요?
‘고객 집착(Customer Obsession)’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아마존의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가 자주 언급했던 이 개념은 단순한 고객 만족을 넘어,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를 고객의 관점에서 먼저 파악하고, 그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제품과 서비스를 끊임없이 개선해 나가는 태도를 뜻합니다. 핵심은 ‘우리 입장에서 무엇을 줄 수 있는가’가 아니라, ‘고객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이해하려는 시선의 전환입니다.
그렇다면, 채용은 어떨까요?
많은 기업이 자사의 미션, 비전, 핵심 가치를 기반으로 채용 프로세스를 설계하고, 필요한 인재를 찾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동종업계 대비 높은 연봉, 스톡옵션, 지분 등을 제시하며 '핵심 인재'를 영입하려고 하죠.
이 과정 속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시선으로 후보자와 만나고 있을까요? 다음과 같은 질문이 예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어떤 방식으로 후보자를 찾고 있나요?
- 첫 만남에서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건네고 있나요?
- 최종 합격까지 갔지만 다른 회사를 선택한 후보자는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나요?
이 질문들을 고객 집착이라는 관점에서 다시 바라본다면, 후보자를 단순한 선발 대상이 아니라 우리 서비스의 미래 고객이자 파트너로 생각하게 되는 전환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후보자가 채용 과정에서 경험하는 불편함, 정보 부족, 기다림, 탈락 후의 단절 등은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다음은 그런 관점에서 고민해 본 세 가지 주제입니다.
첫 번째, 구성원 모두를 리크루터로 만든다 – "후보자는 정보의 신뢰도를 원한다"
후보자 입장에서 가장 답답한 순간 중 하나는 "내가 이 회사에 정말 어울리는 사람인가?"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할 때입니다. 특히 스타트업은 미디어 노출도 적고, 공식 채널 외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찾기 어렵죠.
이럴 때, 현업 구성원들이 직접 후보자를 연결하거나 추천하는 구조는 매우 효과적입니다. 채용 담당자의 설명을 넘어 실제 함께 일하게 될 동료의 이야기에 더 큰 신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며, 이 과정에서 팀과 후보 간의 온도차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을 장려하기 위해, 구성원이 직접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는 구조나 리워드 제도를 설계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사내 추천을 넘어, 직접 구성원이 후보자를 찾게 만들도록 유도하는 구조를 의미합니다.) 이 관점은 원티드 채용 부트캠프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이며, 실제로 다양한 기업들이 ‘모두가 리크루터가 되는 문화'를 실험하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 누구보다 빠르고 유연하게 움직인다 – "후보자는 기다림을 두려워한다"
채용 과정이 길어질수록 후보자는 불안, 피로, 그리고 ‘다른 곳을 선택하고 싶은 마음’을 점점 더 느끼게 됩니다. 특히 동시에 여러 프로세스를 진행 중인 후보라면, 기업의 반응 속도는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단순히 빠르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후보자의 타이밍에 맞춰 움직이는 유연함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 서류 검토 결과는 24시간 내 피드백
- 면접 제안은 후보자가 가능한 시간대를 미리 파악하여 제안
- 최종 면접 후 48시간 내 결과 공유
이런 SLA(Service Level Agreement) 기준을 정하고, 전형별 하이어링 매니저와도 이를 공유한다면 후보자는 ‘이 회사는 나를 기다리게 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또한 고객 집착의 연장선입니다. 우리의 프로세스를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후보자)의 리듬에 우리가 맞춰가는 것. 후보자 경험을 최우선으로 놓는 구조로의 전환이 채용에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 놓친 보석을 끝까지 예의주시한다 – "후보자는 먼저 다시 연락하기 어렵다"
채용을 하다 보면, 정말 좋은 분인데 여러 사정으로 아쉽게 합류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많은 경우, 이 인연은 거기서 끝나곤 하지요. 하지만 후보자 입장에서는 언젠가 다시 연결되고 싶어도 먼저 연락하기 어렵습니다. 개인 사정으로 다시 구직 시장에 들어갔을 때는 기업이 먼저 연락해 주기를 기다리는 경우도 많고요.
이럴 때, ‘후보자 풀 관리’라는 개념 이상으로, 후보자의 커리어 변화와 상황을 꾸준히 추적하고, 의미 있는 타이밍에 먼저 다가가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 분기별로 이전 탈락자/합류 실패자에게 간단한 근황 체크 메일 발송
- 이직 시점 추정 시기에 맞춰 포지션 오픈 정보 공유
- 개인의 관심사를 기억하고 맞춤형 제안 제공
이런 접근의 목적은 단순히 ‘다시 연락해 보자’가 아니라, 우리는 당신을 진심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결국 이 모든 행동은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됩니다.
→ '우리는 정말 이 후보자를 진심으로 원했는가?'
그렇다면, 고객을 기다리지 않고 먼저 찾아가는 것처럼, 후보자에게도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지 않을까요?
마무리하며
‘고객 집착’이라는 개념을 채용에 도입한다고 해서 처음부터 거대한 시스템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진심으로 원하는 후보자라면,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먼저 고민하고, 행동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고객의 숨은 니즈를 찾아내듯 후보자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보이지 않는 요소들을 하나씩 살펴보고, 그것에 먼저 반응하는 것.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고객 집착형 채용’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후보자를 위해, 어떤 행동을 하고 계신가요?
글: 샵라이브코리아 피플팀 조동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