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아티클은 <원티드 하이파이브 2025> HR Day 세션을 요약한 것입니다.
AI 기술의 빠른 발전과 그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이 시대, 우리는 어떻게 조직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까요? 이번 세션에서는 전략적인 인사체계의 중요성을 재조명하고, AI가 조직 구조, 인재 채용, 개발, 보상 등 HR의 핵심 분야에 미칠 혁신적인 변화를 심도 있게 분석합니다.
AI는 마치 전기처럼 특정 산업이나 직무에 국한되지 않고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범용 기술로 해석됩니다. ChatGPT가 5일 만에 1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는 등 AI는 전례 없는 확산 속도를 보이며 시장과 산업 구조 전반을 재편하고 있습니다. 2024년 한 해에만 생성형 AI 스타트업 36개가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하기도 했죠.
AI는 정말로 우리의 일자리를 없앨까?
AI가 앞으로의 노동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AI CEO 무스타파 슐레이만은 ‘AI는 경제 성장과 생산성을 급격히 높여 주지만, 그만큼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오픈AI의 샘 올트먼이나 엔비디아의 젠슨 황은 일자리 대체보다는 일자리의 재구성에 집중했죠.
역사적으로 기술은 일자리를 없애기보다 일자리의 특성과 이를 수행하기 위한 기술을 재구성해 왔습니다. 과거에 있던 전화 교환원이나 타자수(타이피스트) 등의 직업은 사라졌지만, 변화에 적응한 이들은 새로운 서비스직이나 컴퓨터를 다루는 직무로 전환했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ATM의 등장 당시 은행원 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지만, 이후로 은행원의 업무는 단순 업무에서 고객 관계 및 마케팅 중심으로 변화했습니다. 기술 변화에 적응하는 사람들이 살아남고 기존 방식을 고수하는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는 패턴이 반복되는 셈입니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 중요한 건 ‘AI와 협업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과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익히느냐’입니다.
그렇다면 AI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분야는 무엇일까요? 오픈AI는 금융, 법률, 교육, 소프트웨어 개발, 회계, 비서직, 고객 서비스 등 화이트칼라 직업이 AI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으며, 반복적이고 규칙 기반의 업무가 자동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합니다. 반면에 창의성, 전략적 판단, 대인 관계 등의 영역은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는다고 보았습니다. 한편 맥킨지는 생성형 AI가 판매, 세일즈, 고객 운영에서 가장 큰 가치를 창출할 것이고, 법률이나 금융 분야에서는 효과가 적을 것이라며 오픈AI와 상반된 예측을 내놓았습니다.
이처럼 주요 기관들이 상이한 관점을 보인다는 것은 AI가 노동 시장에 미칠 영향이 여전히 불확실함을 시사합니다. 다만 한 가지 공통된 의견은 AI가 업무 수행 방식에 완전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입니다.
AI는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다
BCG(Boston Consulting Group)의 연구에 따르면 생성형 AI는 창의적인 제품 개발 업무에서는 성과를 크게 높였지만, 비즈니스 문제 해결과 같은 전략적 업무에서는 오히려 성과를 떨어뜨렸습니다. 특히 AI의 효과는 개인의 능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성과가 낮은 컨설턴트들은 AI를 사용했을 때 창의적인 작업에서는 고성과자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성과가 향상되었지만, 비즈니스 문제 해결에 있어서는 오히려 성과가 나빠지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AI로 인한 업무 성과 변화에 관한 BCG 연구 결과
한편 Economist는 AI가 직원 간 성과 차이를 키운다고 밝혔습니다. 고성과자와 저성과자 모두의 성과를 향상시키지만, 고성과자의 성과를 더 크게 키우는 것이 핵심이죠. MIT는 상위 1% 연구원은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두 배 이상 확대할 수 있지만, 하위 1% 연구원은 AI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AI는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기보다는 능력과 기술 활용에 따라 상위 인재와 일반 인력의 차이를 더 크게 키울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Copilot이 매우 유능한 초급 직장인 정도의 수준을 갖췄다고 평가합니다. 일상적인 반복 작업(이메일 작성, 내용 요약, 데이터 분석 등) 처리에 탁월하며, 특정 청중에게 맞춘 커뮤니케이션과 복잡한 데이터 시각화 처리 등 전략적 업무에서 진가를 발휘하죠. 가장 숙련된 유저들은 Copilot의 작업을 세분화하고 명확한 지시를 제공하며, 결과를 검토하고 피드백을 주는 방식으로 AI를 리드합니다. 결국 기술이나 도구 활용 능력보다는 AI를 팀의 일원처럼 조직하고 관리하는 역량과 리더십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P&G에서는 AI가 개인의 전문성을 확장시키고, 기술적 관점과 사업적 관점을 통합해 균형 잡힌 신사업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데 기여한다고 밝혔습니다.
AI 시대 인사 담당자의 역할
AI 시대의 인사 담당자는 인사 분야의 전문성뿐만 아니라 조직 운영과 조직 구조 자체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를 갖춰야 합니다. 또한 AI를 활용해 리더들과 직원들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적 파트너로서 활동해야 하죠. AI는 인사 전문가가 더욱 효과적으로 조직을 구성하고 리더들을 지원하도록 돕는 효과적인 도구가 되어 줄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HR팀은 다양한 분야에 리더십 개발, 코칭, 온보딩, 직원 설문조사 등 AI 에이전트를 활용하며 업무 효율성을 크게 높이고 있습니다. HR 관련 문의의 27%를 자동 처리하고, 주당 약 9시간의 업무 시간을 절약해 직원들이 더 가치 있는 전략적 업무에 하루를 투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직원 수 및 채용 보고서 작성 업무의 경우 82%의 업무량 감축을 달성해, 기존에 직원 5인이 하던 업무를 직원 1인과 AI 에이전트가 처리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실험 인사이트
- 신속한 반복과 피드백: 기술 진화 속도가 빠르므로 완벽한 도구를 만들기보다는 빠르게 도입하고 피드백을 받아 개선하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 직무 및 조직 특성에 맞는 맞춤 학습: AI 교육보다는 직무 및 부서에 맞춘 교육이 필요하며, 동료 간에 지식과 사례를 공유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 지속적인 모니터링: 시간이 흐름에 따라 AI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수 있으므로 꾸준한 활용을 위한 모니터링과 효과 측정이 필요합니다.
- 체계적인 활용 계획: AI를 활용할 부분과 사람의 인사이트가 필요한 영역에 대해 논의해야 하며, AI 도입 초반부터 AI 사용 효과를 측정할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AI 시대 직무와 조직의 재구성
1) 직무 재구성 및 업무 방식 변화
AI로 인해 자동화 가능성이 큰 직무는 생산성과 효율성 극대화에 중점을 둔 인사 제도 설계가 필요합니다. 반면에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직무는 인간 고유의 역량(창의성, 커뮤니케이션, 전략적 판단, 리더십)을 중심으로 업무를 재구성하고 전문성 향상에 중점을 둬야 합니다.
AI 자동화 가능성에 따른 직무 재구성
AI의 활용 방식은 아래와 같이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자동화(Automation): AI가 전적으로 결정하고 수행
- 결정 보조(Decision Support): AI가 옵션을 제공하고 인간이 최종 결정
- 인간 리드(Human-led with AI assistance): 인간이 조건과 옵션을 제시하면 AI가 분석해 최적의 결정에 기여
직무의 성격과 목적에 따라 적절한 AI 활용 방식을 고민해야 하며, 사람의 판단이 중요한 업무일수록 AI를 보조 도구로 활용해야 합니다.
2) 조직 구조 및 인원 구성의 변화
AI 도입으로 생산성이 향상됨에 따라 조직은 인원을 줄이거나, 직원을 유지하며 생산성을 높이고 전략적 업무에 집중하는 방향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AI 활용을 성과 평가 항목에 포함하고, AI 도입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직원을 채용하는 정책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조직의 AI 도입 단계를 아래와 같이 3단계로 정의합니다.
- 1단계: 직원들이 AI가 현재 업무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로 활용
- 2단계: AI 에이전트가 팀원으로 참여해 업무 수행
- 3단계: 인간 직원이 방향성을 제시하면 에이전트들이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업무 수행, 인간은 최종 결과만 확인
현재 대부분의 기업이 1단계에 해당하며, 2, 3단계로 이동함에 따라 인간과 AI 에이전트의 적정 비중에 대한 고민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정답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각 조직의 특성과 필요에 맞게 직접 실험하고 찾아내기를 권합니다.
3) 교육 및 커리어 제도의 재설계
의사 결정, 협상, 리더십 등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업무를 중심으로 교육 체계를 개편해야 합니다. 신입 직원의 기초 업무가 AI로 자동화될 경우, 시니어 레벨의 의사결정 역량을 어떻게 빠르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특정 직무 전문가보다는 기술과 AI 전반에 대한 전문가를 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직원들이 다양한 업무에 순환 배치되어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4) 조직 구조의 변화
AI 도입으로 인해 조직 전체 구조에 다음과 같은 획기적인 변화가 찾아올 수 있습니다.
- 조직 구조 단순화: AI가 조정, 보고, 모니터링 업무를 자동화하면서 중간 관리직이 감소하고 관리 범위가 커지며, 과거에는 경영진만 접근할 수 있었던 데이터를 AI가 제공하면서 직원들이 더 많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 새로운 조직의 탄생: AI 역량을 개발하고 도입을 관리하는 다기능 팀 또는 인간과 AI 간 협업을 최적화하는 데 집중하는 전담 팀이 탄생할 수 있습니다.
- 팀 경계 재설정: AI 프로젝트는 다양한 영역의 전문 지식이 요구되므로 부서 간 협력이 중요합니다. 이에 따라 네트워크 중심, 교차 협업 중심의 유동적인 팀 구성이 나타납니다.
- 리더십의 진화: Chief AI Officer, Chief Data Officer 등 새로운 C-레벨 직책과 AI가 제공하는 정보의 윤리적 평가 및 통제를 담당하는 AI 거버넌스 위원회가 등장할 수 있습니다.
- 조직 문화와 프로세스의 변화: 지속적인 학습과 변화 적응 능력이 더 중요해지고, 인간과 AI 간의 협업 효율성을 측정하는 새로운 KPI가 필요해집니다.
- 가치 사슬 구조 변화: 반복적인 업무는 자동화하고 전략적 업무에 집중하며, AI가 조직 간 협업을 용이하게 하면서 기업 간 경계가 더 유연해질 수 있습니다.
AI 활용의 한계와 윤리적 고려 사항
AI는 강력한 도구지만,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과거 아마존에서는 AI를 활용한 채용 자동화 시스템을 사용했는데요, AI가 학습한 과거의 채용 데이터에 남성 합격자가 많은 탓에 여성 지원자보다 남성 지원자에게 더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비슷한 사례로 구글 광고 알고리즘은 고임금 직업 광고를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많이 노출하는 오류를 범했죠. 그 밖에도 다양한 글로벌 기업에서 AI 채용 심사 인종 및 성차별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AI가 사실이 아닌 정보를 그럴듯하게 사실처럼 제시하는 환각 현상(Hallucination) 또한 경계해야 합니다. AI가 알려준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다시 한번 더 확인하고 검증하는 과정이 필수적이죠. 또한 HR과 같이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영역에서는 AI가 아닌 인간이 최종 결정권을 가져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AI 도입에 따른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설정하고, AI를 인간의 판단과 통찰력을 보조하는 도구로 활용해야 합니다.
이런 AI의 한계를 보완하고 AI를 더 잘 활용하기 위해 새롭게 탄생한 직무도 있습니다. AI 작동 방식을 설명하는 AI Translator, 인간과 AI의 협업을 관리하는 Human-AI Integrator, 알고리즘 편향을 식별하는 AI Ethics Expert 등이 대표적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시니어 매니저 이제은
AI 활용의 핵심은 ‘호기심’
세계 경제 포럼에 따르면 기술의 효율성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간이 평균 30년에서 7년으로 단축되었습니다. 한 사람의 커리어에서 5번 이상의 기술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2030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59%가 재교육이 필요하며, 이 중 29%는 현재 직무 내 역량 업그레이드, 19%는 다른 직무로 이동, 11%는 현재 직무 자체가 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성공적으로 AI를 활용하는 데 있어 핵심이 되는 것은 ‘호기심’입니다. 실제로 Copilot 파워 유저들은 기술적으로 뛰어난 사람이라기보다 가장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매일 AI를 탐색하고, 실험하고, 유연하게 사고하며, 빠르게 적응하고, 업무에 AI를 통합하는 새로운 방식을 끊임없이 시도했습니다.
정해진 정답이나 매뉴얼은 없습니다. 시도하고, 빠르게 실패하고, 방향을 전환하는 데서 시작해야 합니다. 열린 마음으로 놀이하듯이 실험하고 AI를 자신에게 필요한 도구로 활용하려는 마인드셋이 중요합니다. 조직 차원에서는 직원들이 AI 도구를 직접 실험하고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방식을 찾아낼 시간을 제공하고, 이를 동료들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를 권합니다.
선택의 시간이 아닌 준비와 실행의 시간
기술 변화 자체를 멈출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AI를 대하는 태도’입니다. 과거 타자기가 사라지고 컴퓨터가 등장했을 때 컴퓨터 다루는 법을 익혀 변화에 적응한 사람들이 살아남았듯이, 우리 역시 AI를 유익한 도구로 만드는 방법을 고민하고 필요한 기술을 익혀야 합니다.
AI는 이미 조직과 일의 방식을 빠르게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인사 및 조직 전문가로서 이러한 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다양한 방법을 탐구하며 준비한다면, AI 시대를 수동적으로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리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는 선택의 시간이 아닌 준비와 실행의 시간입니다.
글: 원티드랩 콘텐츠 마케터 조윤
사진: 원티드랩 영상 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