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뉴스를 보면 경기가 좋지 않으며 자영업자분들이 매우 힘들어한다는 내용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필자도 일정 부분 체감할 수 있는 게 전국 산업 현장을 매주 돌아다니다 보면 몇 년 전에 비해 휑하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기업의 매출, 생산, 투자 등 주요 경영활동의 실적과 전망을 조사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의 최근 5년을 살펴보면 21년 3월(104.3), 22년 3월(106.8), 23년 3월(91.9), 24년 3월(89.8), 25년 3월(86.7)로 22년을 기점으로 매년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고 25년 2월 발표된 구인배수(구직자 1명당 제공되는 일자리 수)도 1999년 외환위기 이후 후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쉽게 생각해 보면 가계 수입이 감소했을 때 우리는 사치품 소비와 외식 비용을 줄이고, 해외여행을 망설이거나 조금이나마 우리나라와 가까운 곳으로 가는 등 당장 필요한 소비가 아닌 이상 최대한 현금을 확보하려고 한다.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매출이나 영업이익 실적의 악화가 예상되는 경우 신규 채용 규모를 축소하거나, 회식비를 줄이고 해외 출장을 자제하게 하는 등 복리후생비를 줄이고 연장근로를 통제하기도 한다. 가계든 회사든 단순히 소비나 지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 보아야 한다.
그럼 올해 인사담당자들은 생존을 위한 어떤 몸부림을 보여야 할까?
1. 인건비 관리
(1) 인건비 활용 효율성 지표(HR Index) 관리
기업의 가계부로 볼 수 있는 재무제표, 손익계산서를 가지고 인건비 활용의 효율성 지표를 관리하여야 한다. 인당 매출액, 인당 영업이익부터 노동소득분배율, 인적자원투자수익률(HCROI), 인당 인건비, 인건비 대비 매출액 등 다양한 지표를 활용해서 현재 우리 회사의 인건비 활용이 어떠한지 나아가 산업 혹은 경쟁사와 비교하여 어떠한지 정확한 수준을 파악하여야 한다.
(2) 근로시간 관리
상시적 연장근로 발생 비중이 높은 회사라면 연장근로 관리는 곧 인건비 관리에 맞닿을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 좋지 않은 케이스로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이 감소함에도 인당 인건비가 증가하며, 인당 인건비를 끌어올리는 이유가 근로시간인 경우다. 즉, 인건비가 벌어들이는 가치가 줄어드는 모양새를 말한다. 따라서 연장근로 발생 비중이 높거나 고정 OT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어 있는 경우 반드시 필요한 연장근로인지 이를 개선할 방법은 마련할 수 있는지 등 구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2. 인원 규모 및 배치 관리
(1) 적정 인원 산정 노력
회사가 벌어들이는 돈의 규모에 맞는 인원을 가지고 있는지, 회사가 수행하는 사업이나 일의 규모에 맞는 인원을 가지고 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다른 부분과는 다르게 적정 인력 산정은 난이도가 높은 작업이지만 지금과 같은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필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재무적 관점을 기준 삼아 인적자원투자수익율을 기준으로 적정 인원을 산정할 수도, 직무(일) 관점을 기준으로 삼아 업무량과 근로시간을 활용하여 적정인원을 산정할 수도, 생산량 대비 인력 비율 등 기업에서 중요한 핵심 동인을 식별하여 핵심동인별 인력규모를 산정할 수도 있다. 어려운 과제이나 기업 사정을 고려한 적정 인력 산정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2) 전략적 배치의 판단
마이클 포터의 가치사슬 모형을 빌려오면 본원적 활동과 지원 활동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회계, 세무, 인사, 노무, 총무, 구매 등은 지원 활동으로, 생산, 영업, 마케팅, 품질 등은 본원적 활동으로 구분이 가능한데 이들의 노동투입량을 구분하여 본원적 활동 중심의 노동투입이 이뤄졌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만일 매출과 영업이익의 방향과 본원적 활동의 노동투입량 방향이 반대로 간다면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3. 채용 및 평가 관리
(1) 채용(모집) 비용과 유지 비용
회사는 신규 및 경력 입사자의 모집을 위해 많은 비용을 지출한다. 그리고 반대로 재직 중인 근로자들의 장기 재직을 위한 복리후생비 등의 비용을 지출한다. 단순히 비용의 관점에서 놓고 판단해 보자면 (장기근속에 따른 숙련도가 미치는 영향은 제외) '채용(모집) 비용>유지 비용'인지 아니면 '채용(모집) 비용<유지 비용'인지에 따라 올해 채용이나 인력 운영 방향을 재검토할 수 있다.
(2) 성과 중심의 평가 및 보상제도
우리나라 임금체계와 노동관계법령을 고려하였을 때 단기간의 평가제도를 성과중심으로 개편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특히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는 더욱더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정급의 비중을 축소하고 성과, 평가, 직능 등 연공성을 상쇄할 수 있는 유연한 평가와 보상 체계로의 전환은 필요하다. 개인별 평가 제도 구현이 어려운 경우는 조직평가 중심의 보상 제도를, 개인별 평가가 체계적으로 잡힌 경우는 KPI 중심의 평가 항목의 고도화를, 조직, 개인 성과 평가의 구분이 어려운 경우 직능자격을 중심으로 한 직능평가 등 기업 사정을 고려하여 평가 및 보상 제도의 중장기적인 개편 로드맵 마련이 필요하다.
늘 강조하지만 부족하지 않다고 느껴지는 인사관리의 전략적 기능 강화는 어느 때보다 지금 필요한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주식시장으로 예를 들면 상승장에 돈을 잃는 사람도 있고 하락장에도 큰돈을 버는 사람이 있다. 우리는 이번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여야 하고 어렵지만 해내야 한다.
글: IBK기업은행 컨설팅센터 허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