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리더십 교육에서 갈등 관리 주제를 다룬 후 느낀 리더와 HRBP가 갈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이유와 실질적인 방법론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이 속한 조직은 어떤 갈등을 겪고 계신가요? 부서 간의 우선순위 충돌로 인한 갈등, 역할과 책임(R&R) 불명확화, 부서 중심주의, 세대 간 소통 문제, 팀장 간 오해, 말 한마디로 촉발된 갈등, 만나지 못해 생기는 오해, 혹은 소통 부재로 인한 갈등.. 조직에서는 정말 다양한 형태의 갈등이 일어납니다.
갈등의 본질 이해하기
갈등은 조직 생활과 성장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인데요. 우리의 삶에서도 마찬가지로 갈등 없는 환경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시장 진출, 기술 혁신, 조직 확장, 신규 채용, 신규 프로젝트 등은 성장을 견인하지만, 동시에 내부 갈등과 변화에 대한 저항을 초래하기도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팀 간 갈등, 팀 내 갈등, 개인 간 갈등 등 다양한 유형의 갈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부서 간 자원 배분 문제, 성과 목표 불일치, 소통 문제, R&R관련 이슈, 의도에 대한 상호 간의 오해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갈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갈등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갈등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팀 간 불신을 초래하고, 협업을 저해하며, 이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생산성과 성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갈등의 수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갈등이 방치되면 부정적인 조직 문화가 형성되고, 이는 우수 인재의 이탈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사일로 현상(Silo Effect)은 갈등을 방치했을 때 흔히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사일로 현상은 현대의 조직에서 자주 목격되는 팀 이기주의의 대표적인 현상입니다. 팀 간 격리와 소통의 부족을 의미하며 마치 농장의 사일로(저장고)와 같이 팀 간 정보나 자원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려는 경향이 조직 내 협업을 저해하고, 기업의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갈등은 반드시 부정적인 것 만은 아닌데요. 적정 수준의 갈등이나 건설적인 갈등(Constructive Conflict)은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갈등의 수준이 너무 낮거나 과도할 경우 생산성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건설적인 갈등에는 상호 간의 열린 소통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토마스-킬만 갈등 관리 모델 (Thomas-Kilmann Conflict Mode Instrument, TKI)
토마스-킬만은 갈등 관리 스타일을 5가지로 분류하며, 상황에 따라 적절한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이 모델을 활용해 갈등 유형을 점검해보고 상황에 맞는 중재 전략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1) 경쟁(Competing): 목표 달성을 위해 단호하게 밀어붙이는 방식. 위기 상황에서 효과적.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거나, 타인이 결정하기 어려운 일을 빠르게 추진하는 유형.
2) 협력(Collaborating):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는 방식으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최상의 결과를 도출. 갈등과 문제를 긍정적 도전이라고 보며 양방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유
도해나가는 유형.
3) 타협(Compromising): 상호 간의 협상과 타협안, 희생을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한 해결책을
강구하고 적절한 합의를 도출하는 유형
4) 회피(Avoiding) : 갈등을 회피하거나 미루는 방식. 갈등이 사소하거나 시간이 필요할 때 적
합. 갈등 해결을 다른 사람이 나설거라 생각하고 갈등이 자연스럽게 없어지도록 간과하는
유형
5) 양보(Accommodating) : 상대방의 요구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관계 유지가 더 중요한 경우
유용. 호의적으로 관계를 발달시키는 유형
팀 갈등 관리 : Tuckman Model의 Team 개발 모델 적용을 적용한 리더의 역할
팀 내의 갈등 관련하여 1965년 브루스 터크만(Bruce Tuckman)에 의해 제안 된 Tuckman Team 개발 모델 [팀의 발전 단계를 설명하는 조직 및 팀 개발 이론] 이 있습니다. 이 모델은 팀이 목표를 달성하고 효과적으로 협력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5단계 [형성(Forming), 규범(Norming), 혼돈(Storming), 성과(Performing) , 해체(Adjourning)]를 제시하며, 각 단계는 팀 구성원 간의 상호작용과 역동성을 반영합니다. 우리 팀이나 우리 조직은 어떤 단계에 있는지 반추해보고 리더는 팀 형성기에 따라 적절한 액션을 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1. 형성기 (Forming)
형성기에서는 팀원들이 서로를 알아가고 자신의 목표, 역할, 그리고 팀으로서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팀이 새롭게 구성되거나, 팀 내 Turnover나 신규입사자가 많을 때 해당될 수 있겠죠. 서로를 알아가는 단계로 차이점을 발견하기도 하지만 갈등으로 번지지는 않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 많은 팀원들이 불확실성을 느끼며, 명확한 피드백을 제공하거나 기존 절차를 질문하는 것을 주저하기도 합니다.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망하는 태도를 보이는 건데요. 팀원은 리더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며, 리더의 생각을 궁금해 합니다.
새로운 팀은 초기 단계에서 평균적인 효율성으로 운영됩니다. 따라서 갓 형성된 팀이 중요한 과제를 바로 효율적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기대일 수 도 있습니다.
리더로서 형성기의 주요 목표는 팀에게 명확성을 제공하고 팀의 목표와 비전, 그리고 이 목표들이 왜 중요한지 지속적으로 상기시키는 것입니다.
- 1:1 미팅과 팀 전체 회의를 통해 맥락을 제공하고, 상세하게 설명해야 할 것입니다.
- 초기에는 지시적인 접근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다음 단계와 방향을 제안하고, 잠재적 위험 요소를 식별하며 팀에 동력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2. 혼돈기 (Storming)
혼돈기는 팀원들이 서로의 업무 흐름과 업무 방식에 익숙해지면서 시작됩니다. 이는 터크만 모델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로, 많은 팀이 이 시점에서 정체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팀원들이 서로 경쟁하거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갈등과 오해, 분열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팀의 생산성이 낮고, 의사 결정이 늦어지기도 하며 리더십이나 팀 운영방식에 대한 불만이 제기될 수도 있습니다.
신뢰 부족, 갈등 회피, 책임감 부족 등 비효율적인 팀 행동이 이 단계에서 발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팀이 성숙해지는 데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리더는 이 단계에서 팀을 관리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집중해야 하며, 다음과 같은 점들을 유념해야 합니다 :
- 관찰 : 팀원 간 관계나 협업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주의 깊게 살펴보기
- 개별적 문제 해결 : 각 팀원과의 개별 코칭을 통해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 방향을 제시
- 갈등 관리: 초기에는 갈등 해결을 위한 미팅을 주도적으로 진행
- 회고에 초점 :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팀 회고 의 빈도를 높이는 것
- Softskill 훈련 : 비폭력 대화(NVC) 워크숍과 같은 Softskill 훈련을 도입
3. 규범기 (Norming)
혼돈기가 지나면 갈등과 오해가 줄며 규범기가 시작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팀이 서로의 필요와 고충을 이해하고, 가장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절차와 규칙을 수립합니다. 팀원 간 신뢰 관계가 형성되기 시작하고 결속력이 강화됩니다. 공동의 목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목표 달성 의지가 높아지며, 생산적인 업무 수행 방법이나 절차를 찾아서 적용하며 팀의 성과를 가시적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 리더는 이 시점에서 마이크로 매니징하기보다는 덜 지시적으로 행동하고, 팀이 자율적으로 운영되도록 지원합니다. 팀이 조직 정책과 일치하지 않는 프로세스를 설정하려 할 수 있지만, 팀에게 최적화된 프로세스를 찾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혼돈기로의 회귀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또한 모든 팀원이 같은 속도로 발전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특정 팀원은 여전히 개별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4. 성과기 (Performing)
형성기와 혼돈기, 규범기를 성공적으로 거친 팀은 성과기에 이르게 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팀원들이 서로를 신뢰하고, 효과적으로 협력하며, 자신만의 업무 방식과 루틴을 확립한 상태입니다. 이 시점의 팀은 대부분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자율적이고, 효율적으로 작업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리더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 리더는 팀의 운영 방향을 완전히 방치해서는 안 되며, 적절한 맥락을 제공하고 팀원들의 성과를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 팀이 자율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리더로서의 지원 역할을 균형 있게 수행해야 합니다.
5. 해체기 (Adjourning)
터크만 모델의 잘 알려진 네 단계 외에, 종종 간과 되는 다섯 번째 단계가 있습니다. 해체기는 프로젝트가 종료되거나 팀이 해체될 때 발생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프로젝트 활동이 마무리되고, 팀원들이 원래의 역할로 복귀하거나 새로운 프로젝트로 이동합니다. 이 과정에서 팀원들은 성취감, 이별에 대한 슬픔, 앞으로의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리더로서 해체기를 원활히 관리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전략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 축하와 인정 : 팀의 성취를 기념하고, 성과를 인정하며 마무리합니다.
- 피드백과 회고 : 팀원들에게 프로젝트 경험을 돌아보고 개선점을 논의하도록 격려합니다.
- 전환 지원 : 팀원들이 새로운 역할이나 프로젝트로 이동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합니다.
- 문서화 : 프로젝트 문서, 최종 보고서, Lesson Learned 등을 정리하여 보관합니다.
- 마무리 : 감사 이메일, 최종 회의, 축하 이벤트 등을 통해 마무리 과정을 공식화합니다.
팀의 형성과 발달 과정에서 효과적인 리더십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리더는 새로 구성된 팀이 각 단계를 신속히 거칠 수 있도록 돕고, 혼돈기 동안 효율성 저하를 최소화하며 규범기와 성과기, 심지어 해체기 동안에도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수 있습니다.
이 다섯 단계를 모두 거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까지 걸릴 수 있다고 합니다. 이 기간 동안 팀을 효과적으로 이끌어 각 단계를 지나게 하는 공식적/비공식적 리더의 역량에 달려 있습니다.
HBRP는 갈등 관리를 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까요?
그렇다면 HRBP나 인사팀 리더가 갈등을 왜 관리해야 할까요? 조직 내에서 알아서 소통하고 갈등을 해결하면 가장 좋겠지만 바쁘게 일하다보면 갈등 관리에 대한 인지할 여유가 없기도 합니다. 일단 매출 달성과 나에게 주어진 과제 앞에서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이죠.
HRBP는 갈등을 억제하거나 회피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조직의 성장을 위한 기회로 전환하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갈등을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고 팀이 본연의 목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때론 갈등을 오픈하여 이를 통해 조직 내 투명성과 신뢰를 강화하고, 긍정적인 문화로 전환하는 역할을 해야할 것입니다. HRBP가 할 수 있는 Action Plan들을 고민해보았습니다.
- 조직 센싱 : 직원들과의 상시 소통을 통해서 우리 조직의 갈등 요소와 분위기 및 흐름을 파악합니다. 심각한 갈등 상황이 있다면 이슈를 간과하지 않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 중립적 조정 : 갈등 당사자들의 의견을 공정하게 듣고 중립적으로 상황을 분석하여 오해가 있다면 풀도록 돕고 상호 이해를 돕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중간에서 A팀과 B팀의 이슈를 듣다 보면 그런 의도가 아닌데 서로 다른 의도로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 소통 촉진 : 열린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갈등 해결을 위한 효과적인 소통 방법을 교육합니다. 비폭력적 대화(Nonviolent Communication, NVC)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기법을 활용하여 갈등을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법을 배우고 적용할 수 있습니다. 현업으로 바쁘지만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은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 솔루션 제공 : 조직의 전략적 목표와 연계된 해결책을 고민하고 제안하며, 갈등이 조직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습니다.
- 갈등 진단 & 문제 해결 워크샵 제공 : 우리 조직의 갈등 상황을 진단해봅니다. 부서 간에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워크샵을 진행합니다. 각 팀 간 관련된 업무들을 확인하고 업무 진행 중 발생하는 에러사항을 함께 확인하고 솔루션을 도출해볼 수 있습니다. 조직이 성장할수록 정기적으로 업무 프로세스 공유 워크샵을 진행하면 서로의 관점이나 갈등 요소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갈등 예방 활동 : 갈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투명한 소통, 명확한 역할 정의, 그리고 협업 촉진 문화를 조성하고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부서별 팀원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공유합니다. 협업이나 소통을 위한 다양한 전사 차원의 교육 시행으로 인간적 교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적절히 제공합니다.
- 리더십 개발 지원 : HRBP는 갈등 관리 교육을 통해 리더들이 조직 내 갈등을 자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리더와 HRBP는 갈등 관리에 대한 Ownership을 가지고 이를 전략적으로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갈등 관리는 단순한 문제 해결이 아닌 조직의 지속적 성장을 지원하는 전략적 역할입니다. HRBP와 리더는 갈등을 방치하지 않고, 이를 성장의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갈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긍정적인 조직 문화를 위해 노력한다면 이를 통해 조직 내 신뢰, 협업, 생산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조직의 갈등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이를 성장의 기회로 전환할 방법을 고민해보며 갈등 관리에 대한 팁을 얻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글: 한국훅스윤활유 인사팀 / HR LEADERS 6기 박민정
참고문헌
1) Thomas-Kilmann Conflict Mode Instrument (TKI) : Kilmann, R. H., & Thomas, K. W. (1977). Developing a Forced-Choice Measure of Conflict-Handling Behavior: The “Mode” Instrument. Educational and Psychological Measurement.
2) Tuckman's Stages of Team Development : Tuckman, B. W. (1965). Developmental Sequence in Small Groups. Psychological Bullet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