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랜서 프로젝트 선택 가이드
프리랜서가 사는 세상
급성장하는 스타트업에서는 호칭에서부터 성과평가까지 챙겨야 할 사항이 너무 많다. 구성원과 제품, 시스템은 물론 인사철학, 조직문화는 두말할 것도 없다. 젊은 구성원들이 다수를 차지한다고 해서 저절로 수평적인 문화가 만들어지지도 않고, 그들이 모였다고 자연스럽게 창의적인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도 아니다. 한마디로, 저절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2016년. 9월 워크숍, 15명 남짓 모인 가평 어느 펜션에서 D가 말했다. 우리는 그 당시 ‘호칭’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지금은 200명을 바라보며 성숙해진 ‘루닛’이지만, 그 당시엔 서툰 부분도 많았으니까. 양쪽으로 나뉘어 열렬한 토론 끝에도 결론이 나지 않았고, 마침내 누군가 내게 물었다.
“이 문제에 대해 가진님 생각은 어때요?”
당시 필자는 입사한 지 3개월이 채 되지 않았고, 나름 열심히 적응 중이었다. 수많은 눈동자가 내게 쏠렸고, 나름 곰곰이 생각 끝에 솔직한 의견을 말했던 기억이 난다.
“매일 부르는 호칭이 ‘-님’으로 통일되지 않는다면 음.. 혼란스러움이나 이질감이 더 커지지 않을까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아직도 적응 중이거든요.”
급성장하는 스타트업에서는 호칭부터 성과평가까지 챙겨야 할 게 너무 많다. 지금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수많은 일들이 스타트업 초기에는 매일 빈번히 발생한다. 누가 정해준 답이 없기에, 더 나은 답을 찾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격렬히 토론한다.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구성원과 제품, 시스템, 인사철학, 조직문화 측면은 두말할 것도 없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저절로 되는 것은 없다. 그런 의미에서 10여 명의 조직이 200여 명으로 늘어나는 과정을 함께하는 건 꽤 흥미로웠고, 어떤 면에서는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급성장하는 조직에서 수평적인 문화를 위해, HR과 리더는 회사 곳곳에 조직문화와 인사 철학을 숨 쉬듯 드러낼 필요가 있다. 루닛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했지만, 2016년 여름부터 현재까지 일관되게 느끼는 핵심가치는 단연 이것이다.
루닛의 핵심가치 : Love One Another
존중과 배려, 소란스럽거나 요란하지 않게, WHY, 본질에 집중하여 구성원들을 존중하고 배려한다. 루닛의 자유로운 원격근무와 자율출퇴근제는 이러한 철학을 잘 보여준다. 루닛에서는 개인 상황에 따라 언제든 자유롭게 업무시간을 선택하고 필요하다면 어디서든 원격근무가 가능하다. 몰입이 잘 되는 시간과 장소는 저마다 다를 테니, 각자 상황에 따라 집중되는 시간(자율 출퇴근)과 장소(재택근무)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
또한 1년에 2번, ‘Lunit Poll’이라는 이름으로 시행되는 구성원 만족도 조사도 마찬가지다. 구성원들의 솔직한 의견을 듣고 매번 개선할 점을 찾고 이를 General Assembly 라 불리는 전체회의 시간에 모두에게 투명하게 공유한다. 구성원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하나 둘 생겨난 복리후생 제도들 역시 루닛의 철학을 잘 보여준다.
예로, 루닛의 핵심가치 중 하나인 ‘Be Original’ 은 개개인의 독창성을 격려하고 존중하는 것인데 이는 신규 입사자 모두에게 본인의 업무공간을 자유롭게 꾸밀 수 있도록 30만 원을 지원해 주는 ‘데스크 테리어 이벤트’로 탄생했다. 또 다른 핵심가치인 ‘Live to Learn’으로 살펴볼 수 있는 것은 ‘Luniversal(루니버셜)’ 이라고 불리는 사내 외국어 교육 지원 제도다. 루닛은 글로벌 회사를 지향하면서 모든 구성원이 영어로 업무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희망자에 한해 업무시간에 자유롭게 영어를 배울 수 있게 했다. 외국어를 능숙하게 해야 되는 포지션에 단순히 인력을 바잉 하는 접근이 아니라, 구성원의 성장을 믿고 지원하겠다는 접근법이다. 물론 평가나 인사 등에 반영되지 않는다. 개인의 성장이 회사의 성장이라고 믿는 루닛에서는 이처럼 배움과 성장이 생활화 되어 있다.
이 외 매년 제공되는 종합 건강검진과 연간 120만 원의 건강관리비 지원, 도서구입비 무한 지원, 교육과 세미나 지원, 부서 회식 및 워크숍 비용과 사내 소모임, 무제한 간식과 명절 선물, 임신 축하 선물 등 루닛은 구성원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한다. 루닛은 이처럼 장인 정신의 마음으로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몰입할 수 있는 업무환경을 만들기 위해 끝없이 질문하고 고민한다. 서로 배려하는 수평적인 조직을 만드는 데 있어 쉽게 타협하지 않고 현재까지도 높은 기준을 고수하고 있다.
많은 노력 끝에도 조직 안에서는 수많은 이슈가 발생한다. 말이 많이 생겨나고, 더러 갈등 상황도 마주한다. 결과를 잘 만들고 싶은 마음은 같으나, 방식에 대해서는 당연히 의견 차이가 생긴다. 신뢰와 소통, 협업이라는 키워드가 회사에 화두로 떠오른다.
루닛은 신뢰의 피드백 문화가 잘 구축될 수 있도록 1:1 미팅을 적극 활용하고 장려한다. 리더는 팀 미팅 외 구성원들과 매주 1:1 미팅을 통해, 회사와 개인의 방향성을 확인하고 업무에 대한 솔직한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루닛의 리더십 원칙 중 하나인 ‘Listen, Think, Communicate and Over-Communicate’ 와도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이다.
평가 역시 Self-review에 뿌리를 둔다. 한 해 동안 이룬 일들에 대해 스스로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기회를 가진다. 이후 동료 피드백으로 협업에 대한 관점을 다양화하고, 리더로부터 성장 관점에서 강점과 개선할 부분에 대한 의견을 들을 수 있다.
그 외 구성원이 늘어나며 발생하는 부서 간 협업 이슈는, ‘Hub’ 조직을 신설하여 정기적으로 이슈들을 투명하게 공유하며 해결해 나가고 있다. 루닛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구성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6개월 단위의 12개 세션의 세미나도 현재 준비 중이다.
존중과 배려. 직책이나 직급과 상관없이, 어쩌면 모두에게 당연한 이 가치가 회사라는 조직 안에서 새삼, 왜 이토록 중요할까.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은 수평적이고 창의적인 조직 안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내 역량의 크기를 미리 정해두지 않고 자유롭게 몰입하고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문화. 스스로 동기부여하며 자신이 맡은 업무를 주도적으로 진행해 성과를 내는 문화. 결국 훌륭한 프로젝트, 함께 성장하는 동료, 건강한 조직문화.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몰입의 힘은 존중과 배려에서 시작된다.
그렇다면 제도적인 측면 외 이런 문화를 어떻게 만들고 유지해 나갈 수 있을까. 사실 수평적인 조직을 만드는 데 거창한 비밀은 없다. It’s not rocket science. 우리 모두가 많은 질문을 던지고, 고민하고, 몰입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우리는 결국 우리가 허용하는 문화를 가지게 된다. 그래서 각자의 문화에 부합하는 행동과 태도를 갖춘 사람들로 채용을 하고, 철학을 드러내고, 소중히 지키고 싶은 문화에 대해서는 당연하게 그리고 단호하게 임해야 한다.
글ㅣ김가진 루닛 조직문화팀 리드
티몬에서 지역영업팀장, 한국엔젤투자협회사에서 R&D 펀드 지원 업무를 담당했다. 루닛에 합류하여 Operation 과 HR 업무 전반을 다뤘고, 올해부터는 조직문화팀을 리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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