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적 상황 파악법 : 욕구-두려움-상황

기획을 하다 보면 자신의 관점에서만 생각하면서 스스로 잘 한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내 관점 절반, 최종 소비자 관점 절반 등 관점이 어설픈 경우도 발생한다. 모두 틀렸다. 기획을 할 때는 완벽하게 최종 소비자의 관점이 되어야 한다.

 

성공적인 기획을 위해서는 우선은 나, 조직 등이 처해 있는 상황부터 입체적으로 분석을 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입체적인 상황을 파악을 위해서 제가 가장 많이 활용하는 키워드는 욕구 – 두려움 – 상황이라는 3가지 단어입니다. 저는 이를 ‘사고 패턴’ ‘생각 패턴’이라고 부르지요. 어떤 상황에 부닥쳤을 때 이 키워드를 떠올리면 생각이 팍하고 빠른 시간에 정리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개발자들도 코딩 패턴을 배우듯 기획자들도 패턴을 익혀 놓은 것은 시간 단축에 효과적입니다.

이제 이런 사고 패턴, 생각 패턴들을 중심으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입체적 상황 파악법 : 욕구-두려움-상황

기획이라는 것은 그 목적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인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제품을 마케팅하여 소비자가 구매하도록 한다든지, 구성원들에게 어떤 복리 혜택을 준다든지, 국민에게 어떤 정책을 시행한다든지 90% 이상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합니다.

그런데 그 일이나 기획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이해관계자들의 마음을 모르면 기획을 잘 할 수 있을까요? 알맹이가 부족하니 데코레이션만 잘 된 문서만 나올 것입니다. 저는 이런 이해관계자들의 마음을 알기 위해서 욕구–두려움–상황을 가장 먼저 분석해 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원하는 것,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것, 처해 있는 상황 이렇게 풀어도 됩니다. 어찌 보면 역지사지를 구체적으로 하는 방법이지요.

 

저는 스타트업 대표들을 자주 코칭 하는데요. 그들은 본인이 만든 서비스에 대한 강점을 많이 설명합니다. 저는 그들에게 오히려 소비자가 이 서비스에서 가장 두려워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안 보이던 포인트 즉, 가격, 편리성 등의 약점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주변에 영업이나 B2B 제안을 하는 분들을 코칭 할 때도 많은데 제안서 쓰기 전에 위의 3가지를 분석해 보라고 합니다. 영업사원에게는 고객이 반복적으로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꼭 확인해 보라고 합니다. 원하는 것과 두려워하는 것을 해결할 내용을 제안서에 잘 반영하면 막연하게 쓴 제안에서 비해 채택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저 역시 스타트업에서 직접 영업/마케팅을 하며 제안서를 업그레이드할 때 이 방법을 활용해 효과를 많이 보았습니다.

 

여러분들도 항상 일을 하기 전에 이해관계자들이 어떤 입장일까 한번 분석을 해보시면 어떻게 일을 풀어가야 하는지 어느 선을 지켜야 판이 안 깨지는지 점차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 방법을 제안, 협상, 정책 수립 등 다양한 곳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해관계자 입장에서 분석하는 방법

과거 한 국가 산하기관 기획/보고서 코칭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한 분이 복지환경이 조직 내 지역별로 달라서 어려움이 많고, 이를 해결하는 방안에 대해 기획(안)을 작성했는데 마지막에 다음과 같은 글을 적었더라고요. 여러분이 기관장이면 어떤 말을 했을까요? 기관장의 두려워하는 것을 해결해 주었는지요?

두려움 미해결 기획(안) 사례

기관장은 이런 말을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김 과장! 내가 이 일을 준 것은 기관 차원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해 달라는 것이었는데 이걸 고민 안 하고 일을 밀어 올리면 어떡해?”

 

신입사원들이 자주 범하는 실수입니다.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논리를 제공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한 단계 더 내려가야 하죠. 상대방이 두려워하는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 논리, 기대효과 설명, 수치적 증명 등이 반영되어야 기획이 승인될 수 있습니다. 항상 욕구-두려움-상황 3가지는 가장 중요한 기획의 전제가 된다는 점 꼭 기억해 주세요.

최종소비자(고객)와 소비 장면 상상하기

기획할 때는 매번 미리 최종소비자(고객)를 떠올리고, 그 일/정책/서비스가 최종적으로 소비되는 장면을 실감 나게 상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이것을 제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노하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수만 명을 만나고 채용하고 함께 일하면서 이런 관점 전환 상상이 잘 되는 이들은 전체의 5%도 안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대부분 관점이 어설픈 경우가 많습니다. 내 입장에서만 기획을 만들면서 스스로 잘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았고, 내 관점 절반, 최종소비자 관점 절반 등 관점이 어설픈 경우도 많았습니다.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완벽하게 최종소비자 관점이 되어 보라는 것입니다. 그 관점에서 기획하면 안 보이는 것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신입 때 간단히 활용할 수 있는 연계 팁 하나를 말씀드릴게요! 신입 분들은 잘하려고 하는데 진도가 안 나가 멍 때리는 시간이 많습니다. 저는 무엇인가 기획(안) 만드실 일이 있으시면 기존 조직 내 기획/보고서 샘플 중 가장 유사한 것을 찾아 그 형식에 똑같이 모방하듯이 빨리 내용을 채워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뒤에 그 문서를 이면지 등에 뽑은 후 아래와 같은 절차로 진행을 해보면 기존 샘플을 빠르게 업그레이드해 그 상황에 맞는 최적의 기획/보고서를 만들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① 이면지 등으로 문서를 뽑고, 정신을 가볍게 집중하고 낯설게 본다.

② 내 문서가 소비되는 장면을 상상하면서 초연하게 남의 문서처럼 읽는다

③ 느낌이 불편하거나 찜찜한 부분은 표시해두고, 더 자연스러운 표현을 고민해 본다.

     eg) 문장 장황, 정보 불명확, 대안 미흡 등

④ 앞서 대략 상상해 본 이해관계자들의 경험, 지식, 가치관 등을 토대로 보고 시에 나올 만한 질문이나 의견을 생각해 보고, 그것들을 노트나 연습장에 적는다.

⑤ 이러한 상상을 통해 얻은 내용을 바탕으로 부족한 자료를 보완하고, 문서를 다시 정리한다.

 

쉽지요?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효과는 빠르고 좋습니다. 장면을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놓치던 것들을 추가로 반영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이 꼭 필요한 것은 매번 이해관계자, 의사결정자의 상황이 달라서 기존 문서 내용으로는 대응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매번 낯설게 최종소비자를 상상해 주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이런 최종 소비되는 장면의 상상은 고객이 쓸 양식이나 표, UI/UX를 기획할 때도 잘 사용이 됩니다. 내용을 채우고 있는 분들을 장면을 상상해 보면 ‘아 이 정도 양식이면 과하네. 좀 더 간소화하자’ ‘여기에 이 버튼이 있으면 못 보겠는데… 잘 보이는 쪽으로 옮기자!’ 등으로 응용이 됩니다.

 

행사 같은 것을 기획할 때도, 행사 일정 계획 세워 놓고, 실제로 그날 사람들이 움직일 장면을 떠올려 보면 시간상으로 충돌되거나, 물리적으로 안 되는 것들, 누가 할지 정의 안 됐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자주자주 이런 상상을 해보세요. 뇌의 상상하는 근육이 탄탄해집니다. 일 못 하는 고문관이 콘텐츠도 만드는 사람이 된 가장 중요한 노하우니 꼭 활용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글ㅣ이윤석 GS ITM 인사실 상무
다양한 조직을 성장시키는 Value Creator이자 HR전문가이다. 리더십, 공통역량 분야 13권의 책을 출간했으며 현재 IMM인베스트먼트 Value Creator로 GS ITM을 성장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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