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면 일단 외우자

필자는 《누구나 탐내는 실전 보고서》라는 책을 낸 이후 이러닝과 강의를 통해 많은 독자와 소통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생각 이상으로 많은 이들이 ‘자기 생각을 명쾌하게 정리하기’ 어려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예전에 100살이 넘으신 김형석 교수님 강의를 들어 본 적이 있다. 김형석 교수는 IQ 등은 20대 이후 향상이 어렵지만, 생각을 잘 정리하는 종합적 사고력은 70대까지 꾸준히 발전한다고 말했다. 이것이 지혜로워지는 이치가 아닐까 싶다.

ⓒ 셔터스톡

한번은 IQ가 그리 높지 않은 Value Creator 등의 역할을 하며, 책도 쓰고 강의도 한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골똘히 생각하자 다음과 같은 결론이 도출됐다.

 

  • 신입 때부터 체계적으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해 왔으며 독서를 많이 했음(정보력)
  • 어린 시절부터 철학/인문학 공부를 했고, 철학/인문학 기관에서 몰입/명상/인문학 멘토로 활동(몰입력)
  • 정보력과 몰입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생각 패턴(사고 패턴) 몇 가지가 습관화 됨(사고 패턴)

이상 3가지 역량 또는 습관이 체화되어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정보, 몰입, 사고 패턴의 유기적인 융합을 통해 단 하나의 선명한 결론을 도출하는 능력이 발달해 있는 것을 알았다. 종합적 사고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보력, 몰입력, 사고 패턴 3가지가 잘 조합이 되어야 합니다. 이 장에서는 제가 자주 활용하는 사고 패턴 몇 가지를 공유해 보고자 한다.

종합적 사고력(생각 정리 능력) 강화 모형
입체적 상황분석을 위한 사고 패턴

어떤 일을 할 때 맨 처음 할 일은 입체적인 상황분석을 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엮는 경우가 많은데 필자는 앞에서 배운 것과 같이 다음의 키워드를 바로 머릿속에 떠올린다.

 

욕구 – 두려움 – 상황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어떤 마음일지 위의 3가지 키워드로 상상을 해 보는 것을 많이 한다. 특히 조직이나 인사 일은 다양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일이어서 이런 키워드를 활용하면 빠르게 상대방의 입장들이 선명하게 상상이 된다.
필자는 이 키워드를 갈등 해결, 협상, 제안, 대안 수립 등에 주로 활용하고 있다. 간결하면서도 효과가 매우 높은 사고 패턴 키워드이다. 여러분들도 외워 두시고 어떤 상황에서 빠르게 상황분석 시 활용하길 바란다.
상황분석 시 2번째로 활용하는 키워드는 상황을 수용하는 데 도움이 되는 키워드이다.

 

통제 – 비통제
지금 이 순간 노력해서 바꿀 수 있는 것은 통제, 바꿀 수 없는 것은 비통제이다. 어떤 상황에서 바로 바꿀 수 없고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은 바로 비통제 요소로 판단하고 상황을 인정한다. 그리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에 에너지를 집중한다. 그러면 어려운 문제들이 천천히 풀려가기 시작한다. 상황을 인정하고 바꿀 수 있는 곳에 에너지 집중! 자주 활용해 보면 좋다.

원인을 도출하는 사고 패턴

실제 기획을 잘하기 위해서는 눈앞에 보이는 현상의 근원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에서 배우신 3단계 원인 분석 사고법의 키워드를 다시 한번 복습해 보겠다.

 

현상-원인-대안

어떤 일이나 과제를 해결할 때, 먼저 할 것은 눈앞에 보이는 현상의 근원을 계속 파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원인만 정확하게 도출하면 바로 대안이 산출된다. 특히 문제해결 기획서, 보고서 등을 만들 때 이 원인을 도출하는 사고 패턴은 많은 도움이 된다.

전략적인 선택을 위한 사고 패턴

전략적인 사고와 선택을 위해서 제가 주로 사용하는 패턴은 3가지이다. 첫 번째로 사용하는 패턴은 경영 환경에서 승리하기 위한 고민을 할 때 활용하는 다음의 키워드이다.

 

시간-공간-에너지

프레더릭 란체스터Frederick W. Lanchester(1868~1946)는 1, 2차 대전 당시 공중에서 벌어진 전투를 분석한 결과, 전력상의 차이가 있는 양쪽의 공중 부대가 전투를 벌일 때 전력 차이의 제곱만큼의 격차가 벌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5대와 3대가 싸우면 신기하게도 차이의 제곱인 4대가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을 고려할 때 결국 전략의 핵심은 동일 시간, 동일 영역에 상대보다 많은 에너지를 모아 승리를 쟁취하는 것이다. 나폴레옹과 싸운 프로이센의 유명한 전쟁전문가 클라우제비츠는 《전쟁론》에서 ‘전략은 언제, 어디서, 어떤 전력으로 싸울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며, 이 3가지 요소에 관한 판단이 전쟁의 승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라고 이야기한다. 항상 경쟁상황에서 시간(경쟁 시점)-공간(경쟁영역)-에너지(역량)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는 전략적으로 어디에 집중할 것인지를 결정할 때 항상 이 3가지 키워드를 활용한다.

전략에서 두 번째 많이 활용하는 키워드는 ‘퀵윈이 무엇인가?’이다. 전략적 우선순위를 정할 때 활용하는 키워드인데 항상 달성 용이성과 중요도라는 2가지 축으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달성 용이성은 다른 사람, 조직과 엮이지 않아 혼자만 잘하면 되는 정도를 말한다. 퀵윈 과제는 혼자만 잘하면 되어서 달성 가능성도 좋고, 중요도도 있는 과제를 말한다. 필자는 퀵윈 과제는 일의 초반에 70% 에너지로 집중하고, 장기 추진과제는 일의 중후반에 30%의 에너지를 가지고 집중하는 방식으로 일을 처리한다. 이렇게 하면 중요하지만 작은 승리를 계속 이어서 할 수 있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얻은 상태에서 중장기 추진과제를 성공시킬 수가 있다.

몰입/통찰력 강화 키워드

마지막으로 필자가 실전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키워드를 소개하겠다.

 

지금! 최선인가?

 

이상의 6글자의 키워드를 필자는 온종일 활용하고 있다. 몰입과 통찰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철학/인문학 기관 멘토를 10년 이상하면서 많은 이들의 몰입훈련을 도와드렸다. 이 과정에서 크게 정리가 된 것이 있는데 뺨을 맞으면 화가 자동으로 올라오는 것처럼 몰입도 일정한 공식이 있다는 것이다. 즉, 집중과 만족이라는 조건을 함께 갖추면 누구나 몰입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집중 + 만족 = 몰입

 

번 돈 셀 때, 여행 갔을 때, 재미있는 드라마 볼 때 누구나 이 상태에 들어간다. 필자는 이 상태를 만들기 위해서 다음의 키워드를 활용한다.

 

지금! (미소)

 

과거의 아쉬움, 미래의 두려움 다 내려놓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미소를 지으면 바로 몰입상태에 들어가게 된다. 여러분도 해 보시면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이때 주의할 것은 눈동자를 한 대상에 고정하면 더욱더 효과적이다.

 

이 상태에서 ‘최선인가?’라는 키워드를 스스로 던져보라. 예전에 드라마 시크릿에서 현빈이 ‘최선입니까?’라고 하듯이 말이다. 그러면 그 순간 보통 2가지 직관이 느껴진다. 찜찜하든지 선명하든지… 찜찜하면 더 파보고, 선명하면 실행하면 된다. 이 방법은 몰입과 통찰 능력을 함께 기르는데 탁월하다. 꼭 활용해 보실 것을 권한다.

글ㅣ이윤석 GS ITM 인사실 상무
다양한 조직을 성장시키는 Value Creator이자 HR전문가이다. 리더십, 공통역량 분야 13권의 책을 출간했으며 현재 IMM인베스트먼트 Value Creator로 GS ITM을 성장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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