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군별, 연차별 포트폴리오 강조 포인트

“냉정하지만, 프리랜서는 종이로 평가할 수밖에 없어요”

얼마 전 평소 친분이 있는 IT 스타트업 CEO를 만났습니다. 프리랜서와 자주 협업하는 회사여서 프리랜서를 찾는 노하우를 물으니 답변해 주신 건데요. 지원한 프리랜서 전부와 미팅을 할 수 없으니 결국 포트폴리오를 보고 결정한다고 해요.

 

저 역시 프리랜서로 늘 잘 만든 포트폴리오를 고민하는데요. 그래서 누구보다 포트폴리오를 많이 보고 전문가의 시선을 가진 원티드긱스 매칭매니저님들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오늘은 매칭매니저님들이 알려준 좋은 포트폴리오란 무엇인지 핵심만 뽑아서 알려드릴게요.

바쁜 분들을 위해 요약하면,

  1. 최근 이력 중심으로 최대한 자세하게!
  2. 고연차는 가능한 스킬은 작성하되 숙련도를 정확히 표기하고, 전문 분야를 정해서 강점 어필
  3. 저연차는 프로젝트 본인의 역할을 정확히 명기하고, 절대 과한 포장 금지
  4. 깃허브, 노션 등 링크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도 중요하지만, 출력용도 첨부
  5. 애매할 땐 매칭매니저의 도움을 요청할 것
ⓒ 셔터스톡
직업군별, 연차별 프리랜서 포트폴리오,
무엇을 강조해야 할까?

정규직이라면 거의 필수로 들어가는 자기소개서는 준비하지 않아도 됩니다. 물론 지원자의 인생 스토리도 알면 좋지만, 프리랜서에게 요구되는 것은 얼마큼 일할 수 있느냐입니다. 지금 당장 발휘할 수 있는 실력만을 본다는 것이기도 하죠. 그래서 포트폴리오를 자세히 그리고 꼼꼼하게 작성해야 합니다.

 

프로젝트명, 기간, 역할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표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첫 장을 요약본처럼 모든 내용이 들어가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어서 모든 이력을 간단히 써서 정리하는 분도 있는데요. 모든 것을 간단히 써서 다 넣기보다는, 최근 프로젝트나 중요한 프로젝트는 자세히 쓰고, 나머지는 간단히 기술해 한 장을 채우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에는 노션으로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 경우도 많죠. 저 역시 노션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고, 이번 미팅을 통해 수정하고 있는데요. 아직 의사결정 단계에서 출력용으로 보고를 하는 곳도 많습니다. 그래서 노션 내에 다운로드 가능한 포트폴리오를 첨부하거나, 지원 시 PDF 파일을 첨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제는 직업군과 연차에 따라 체크포인트를 살펴볼게요.

개발자

개발 언어, 스킬 인벤토리, 개발 환경을 자세히 적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깃허브 주소를 요청하는 곳들도 있기 때문에 평소 잘 관리하고 있었다면 첨부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다만 이력을 기술하거나 깃허브에 올릴 때 보안 사항 때문에 기재를 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는데요. 이럴 때는 내용을 생략하기보다는 이력은 작성하되 보안상의 이유로 기술하지 못한다는 설명을 추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깃허브가 있더라도 평소 꾸준한 관리를 하지 않았다면 이력서에 넣지 않는 걸 추천한다고 해요.

 

  • 고연차 개발자 : 전체 이력을 쓰기보다 최근에 진행된 프로젝트 위주로 자세히 작성해 주세요. 경력이 많은 경우 ‘모든 언어를 다 할 수 있다!’보다 언어별로 숙련도를 체크하고 강점을 어필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연차가 많은 분은 앞으로 어떤 스텍으로 나갈지 방향성을 세우며 해당 프로젝트를 해 나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 된다고 해요.
  • 저연차 개발자 : 경력이 짧으면 참여한 프로젝트가 적고, 역할도 한정될 수밖에 없죠. 그래서 조급한 마음에 역할을 조금 부풀리거나 애매하게 쓸 때가 있다고 하는데요. 연차에 맞는 핏이 있기 때문에 진행한 내용을 솔직하게 작성해야 합니다. 프로젝트 네이밍보다 프로젝트에서 무엇을 했는지에 중점을 두는 것이 좋은데요. 프로젝트에서 주도한 부분과 서포트한 부분을 나눠서 표기하는 등 역할을 자세히 써 주세요.
디자이너

‘N년차 디자이너’ 이런 표현이 가장 어울리지 않는 직군입니다. 몇 년을 일했는지 상관없이 오로지 결과물로 판가름 나는 직군인데요. 그래서 포트폴리오가 더욱 중요하죠. 

 

포트폴리오를 검토하는 사람은 포트폴리오 자체를 하나의 디자인물로 여기게 됩니다. 아무리 훌륭한 작업을 했어도 포트폴리오 자체의 디자인이 별로라면 작업물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지게 돼요. 

 

페이지 수가 너무 많아질까 한 페이지에 여러 내용을 넣는 것보다 페이지가 많아지더라도 디자인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도록 페이지를 구성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해상도가 깨지는 것은 절대 안 되니 꼭 신경 써야 해요. 

 

그리고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도를 보여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디자인 결과물만 배치하는 게 아니라 프로젝트 배경과 디자인을 진행한 중점 포인트 등을 작성해 강점을 어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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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기획자

프로젝트 참여도를 꼭 기재해 주세요. 이때는 2가지 포인트를 체크하면 좋은데요. 먼저 프로젝트 전체 규모에서 자신의 역할이 어느 정도인지 체크하고, 그다음 자신의 업무를 100%로 봤을 때 세부 업무별 정도를 구분하면 좋습니다. 개발자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역할을 정확하게 구분해서 작성하는 게 좋은데요. 신규/리뉴얼, 웹/앱, 프론트/백엔드 등 프로젝트의 내용도 세분화해 자세히 써 주세요. 

 

  • 고연차 서비스 기획자 : 업무 설명 없이 페이지만 보여주는 경우가 있지만, 가급적 디테일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챙겨야 할 것이 많고 여러 직군과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야 하는 서비스 기획자의 특성상 꼼꼼함은 필수 역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 과정, 요구사항 정의서, 정책 정의서, 플로우차트, 스토리보드 등을 꼼꼼하게 작성하는 것이 업무하는 방식을 설명하는 것이자 강점을 가장 잘 어필할 방법이라고 해요.
  • 저연차 서비스 기획자 : 유명한 회사의 예산 규모가 큰 프로젝트를 쓰고 싶지만, 경력이 적으면 쓸 내용이 많지 않고 참여 프로젝트도 소소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경력이 적을수록 참여한 프로젝트의 유명세보다 맡겨진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좋다고 해요. ‘이런 걸 적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 만큼 작은 역할이라도 작은 부분까지도 잘 챙기고 오류가 나지 않도록 보완했다는 것을 어필하면 강점이 됩니다. 
마케터

애매하면 모두 마케팅 영역으로 넣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마케팅의 범위는 넓고, 사람마다 생각하는 것도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분야를 잘 나눠서 작성해야 하는데요. 브랜드 마케팅 / 콘텐츠 마케팅 / 퍼포먼스 마케팅 등 영역을 구분하고, 금융/뷰티/커머스/요식업 등 업계의 구분도 함께해 주면 좋습니다. 

 

  • 고연차 마케터 :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모른 상태로 작업을 요청하는 기업들도 많습니다. 막상 미팅하면 기재되어 있던 업무 영역을 벗어나거나 아예 다른 경우도 있는데요. 프로젝트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진단하고 기획하는 컨설팅&기획력을 어필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어느 정도 기틀이 마련된 상태에서 진행한 내용과, 초기 세팅부터 진행한 부분을 나눠서 작성해 주면 좋습니다.
  • 저연차 마케터 : 업계 분위기를 잘 읽어야 하는 마케팅의 특성상 요식업 / IT / 자동차 / 패션 / 뷰티 등 수행한 프로젝트와 유사한 분야의 의뢰가 많은데요. 모든 이력을 전부 작성하기보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라도 파급력을 보여줄 수 있는 내용이 있다면 꼭 내용에 포함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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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거북선은 이순신 장군 최고의 포트폴리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북선을 한 번 만들고 끝낸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방향을 위해 끊임없이 고치고 다듬는 걸 보았는데요. 그렇게 해야만 전쟁에서 이기는 필살기가 될 수 있더라고요. 

 

저 역시 프리랜서로 포트폴리오가 가장 중요하고, 저에게 거북선은 무엇일까 고민하는데요. 이번 아티클을 준비하며 원티드긱스 매칭매니저님들이 알려준 좋은 사례를 제 포트폴리오에 적용하며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실 이번 아티클을 통해 소개해 드리고 싶었던 가장 알짜 팁은?

‘매칭매니저를 잘 활용하자’입니다.

단순히 프로젝트와 핏이 맞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이력서나 포트폴리오가 빈약한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해요. 그러니 원티드긱스에서 로젝트를 지원하고, 탈락했다면 어떤 부분에서 보완이 필요한지 꼭 물어보세요. 더 나은 포트폴리오는 더 좋은 프로젝트로 연결되니까요. 

많은 사람의 이력서를 봐온 경험을 비추어 보면 분명 프로젝트와 잘 맞고 일도 잘할 것 같은데 그게 표현되지 않은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부끄럽다거나 번거롭다고 생각하지 말고 매칭매니저님 찬스를 잘 활용해 보시길 바랍니다. 

글ㅣ손유이
대행사 AE, 스타트업 마케터를 거쳐 프리워커로 메시지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콘텐츠를 만들며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일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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