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 재료 수집법

기획과 요리는 비슷한 점이 많다. 맛있는 요리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재료와 실력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할까. 물론 둘 다 중요하다.

요리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재료가 나쁘면 맛있는 요리가 어렵고, 아무리 좋은 재료를 모아도 조합하는 요리 실력이 안 좋으면 재료의 하모니를 만들 수 없다. 마찬가지로 기획을 잘하기 위해서는 요리 재료인 좋은 정보와 이를 새롭게 재조합하는 몰입과 통찰력이 중요하다. 기획의 재료인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 분류, 재활용하는 것은 기획의 근간이 된다.

 

필자는 처음부터 다 하려고 하지 말고 남이 쌓아 놓은 위에서 하라고 말한다. 창의적인 발상이나 창조적 대안은 차별화된 정보에서 나오기보다는 기존의 정보를 머릿속에서 새롭게 재조합(생각 정리) 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창의적 발상을 시도할 때 맨땅에 헤딩하듯 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이 쌓아 놓은 토대(정보) 위에서 시작해야 한다. 학문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인용’인 것처럼 말이다. 인용 위에서 분석, 비판, 새로운 대안 제시 등이 논문 작성에서도 많이 활용되지 않는가.

ⓒ 셔터스톡
나만의 정보저장소를 구축하라

아무리 좋은 정보를 수집했더라도 이를 제때 꺼내서 활용하지 못하면 정보축적의 의미가 반감된다. 따라서 언제든지 자신이 확보한 정보를 찾아서 활용할 수 있도록 ‘나만의 정보저장소’를 구축해야 한다.

 

정보저장소를 구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컴퓨터, 클라우드 저장소, 클라우드 메모장, 오프라인 노트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어디서든 내 PC의 정보 파일 폴더를 활용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저장소와 연동하고, 스마트폰의 클라우드 메모장과 오프라인 노트를 종합적으로 활용하여 정보를 관리하는 방법이다.

ⓒ 셔터스톡

이런 식으로 정보저장소를 구축하려면 먼저 내 PC의 폴더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폴더를 체계적으로 정리할수록 내가 필요한 정보를 제때 검색하거나 확인하기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특히 폴더를 정리할 때는 정렬하고 싶은 순서에 맞춰 폴더명 앞에 ‘01. 02. 03., …’ 식의 번호를 붙여놓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일반적으로 폴더들이 가나다순이나 최근 사용일자순으로 정렬되기 때문에 매번 폴더의 정렬순서가 뒤바뀌게 된다. 반면에 상·하위 폴더 단위별로 번호 체계를 만들어 놓으면 원하는 정보를 찾아서 활용하기가 훨씬 편리해진다. 다음 그림은 필자가 수년간 모아 놓은 인사 분야 정보들을 체계화한 샘플이다.

필자는 주로 아래와 같이 폴더 구조를 설정한다. 최상위 폴더에 현재 업무는 ‘업무’, 과거 업무는 ‘자료’라고 나누고 각각 하위 폴더는 숫자를 붙여 미리 구조화하여 관리한다. 처음 일을 시작하는 이들 중 이렇게 체계적으로 폴더 관리를 안 해서 자료 찾다가 많은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 하루에 5분만 절약해도 1주일에 25분이다. 작은 습관이 차이를 만드는 것이다.

파일명부터 풀네이밍으로 쓰는 습관을 들이자

아래와 같이 파일명을 쓰는 이들이 많다. 이렇게 쓰면 나중에 파일을 찾지 못한다.

 

평가.보상제도 개선.doc (x)

일 좀 하시는 이들은 풀네이밍과 작성일자까지 잘 쓴다. 특히 작성일자는 꼭 쓰시는 것이 좋고, 같은 날에 여러 번의 버전이 있으면 _1, 2 등으로 버전 관리를 하면 좋다.

 

20XX년 평가제도 개선방안(업적평가제도 개선을 중심으로)_XXXX.02.23._1.doc

그리고 또 다른 팁 한가지, 기획서가 최종 보고나 발표가 된 뒤에는 다음과 같이 Final, 최종 등으로 마지막 버전인 것을 기록을 남겨 놓는 것이 좋다. 꼭 중간 버전을 활용하거나 공유하는 경우 많이 발생한다.

 

20XX년 경영계획_경영전략실_20XX.12.XX._Final

20XX년 평가.보상제도 개선방안 검토(최종)_20XX.03.11.doc

클라우드 메모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라

필자는 옛날 사람인지, 수첩을 참 좋아했다. 책같이 제본된 수첩에 무엇인가 적는 것을 좋아했다. 이런 수첩에 적으면 문제는 나중에 찾기도 힘들고 보관도 힘들어 불편함이 많았다. 그러다가 어느 날 니시무라 아끼라가 쓴 《CEO의 다이어리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라는 책을 읽다가 힌트를 얻었다. 일본에서 연간 200여 회의 강의를 하면서 1달에 1권의 책을 쓴다는 유명 강사인 작가는 늘 와이셔츠 주머니에 포스트잇을 넣고 다니면서 언제 어디서든 떠오른 생각을 한 줄로 기록한다고 한다. 여기서 영감을 얻어서 아래와 같이 하는 데 도움이 되는 메모장을 쓰고 있다.

 

  1. 즉시 기록 : 아무 때나 바로 기록할 수 있도록 한다.
  2. 분리 및 재조합 용이 : 기록된 내용을 분리하고 재조합하기 쉬워야 한다.

아날로그로는 1장씩 뜯어 쓰는 메모장을 사용하고, 디지털로는 클라우드 방식으로 제공되는 메모장을 활용한다. 구글Keep, 네이버 메모장, 노션(Notion) 등을 골고루 활용하고 있는데 네이버 메모나 구글Keep이 정보의 임시 저장소에 해당한다면, 노션은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저장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노션은 유료지만 기능이 좋아 활용하고 있다. 이런 클라우드 메모장은 아래 그림과 같이 메모의 범주를 분류하고 관리하고, 키워드 검색 등이 쉬워서 좋다.

클라우드 메모장 활용(네이버 메모장)

필자는 저녁 식사, 대화 중, 회의 중일 때 아무 때나 이야기를 하다가 좋은 내용이나 정보, 아이디어가 있으면 바로 클라우드 메모장을 적어서 한 줄 기록을 남겨 놓는다. 특히 의외로 술자리에서 나누는 대화 속에서 고민하는 문제를 풀 수 있는 아이디어나 힌트가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바로 그 시점에 기록을 남기지 않으면 그 생각이나 아이디어는 허공으로 사라져서 영영 돌아오지 않는다. 반면에 어떻게든 기록을 남겨 놓으면 전날에 아무리 취했어도 다음 날 아침에 그 기록을 보고 관련 내용을 떠올릴 수 있다. 이와 같은 한 줄 기록 메모법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즉시 기록할 수 있는 자신만의 노트, 메모장, 스마트폰 메모장 등을 준비하라.
  2. 일을 하다가, 길을 가다가, 대화하다가 좋은 생각이나 아이디어, 이슈가 떠오르면 나중에 기억이 떠오르도록 한 줄만 기록하라. 한 줄이면 충분하다.
  3. 주기적으로 메모장을 보면서 메모들을 재분류해서 같은 분류의 메모들을 모아서 관리하라.

이런 메모는 콘텐츠 제작, 각종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할 때 매우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각종 기사 스크랩 등도 클라우드 메모장에 해 놓으면 나중에 분류하고 관리하기가 쉽다.

스케치, 그림, 종이 메모 등은 스마트폰 스캔하여 보관하라

많은 이들이 비주얼싱킹을 어려워한다. 필자는 그냥 연습장 같은 곳에 동그라미, 네모, 선 등으로 대충 그려 보라고 조언한다. 멋진 글씨나 그림은 의미가 없다. 쓸모 있는 낙서면 충분하다. 그리다 보면 실력이 좋아진다. 더 중요한 것은  종이 메모장, 스케치북에 그린 그림/도형 등도 스마트폰 스캔 앱을 활용하여 클라우드 메모장 등에 통합적으로 관리하면 효과적이다.

각종 깨달음을 기록해 놓는다

필자가 남들과 특별히 차별화되게 무엇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업무를 하거나 인간관계 속에서 무엇인가 깨달은 정보는 꼭 기록을 남긴다. 주로 클라우드 메모장을 활용한다. 일하다가 보면 ‘아 맞다, 이런 것이군!’ 등의 깨달음이 오는데 대부분은 이를 허공에 날려 보낸다. 필자는 이를 되도록 포착해 놓는다.

그동안 13권의 책 저술, 다양한 이러닝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던 것에는 이런 작은 습관들이 많은 도움이 됐다. 기록할 때 작성일자는 꼭 기록을 남겨 놓는다. 언제 얻은 깨달음인지 나중에 날짜를 보면 기억이 쉽다.

 

  •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이디어가 아니다. (20XX-03-13)
  • 그동안의 경험을 되돌아보면 첫 생각이 정답일 때가 많았다. 직관적으로 답을 얻을 때가 많으므로 가능한 한 첫 생각에 집중하자. (20XX-10-25)
  • 포기하고 싶을 때 한 번 더 밀어붙여야 신은 기회를 주신다. 성공은 그렇게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이겨내고 한 번 더 밀어붙이는 간절함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더 값진 듯하다. (20XX-10-27)
클라우드 메모장 활용(네이버 메모장)
1년 50권 독서법

마지막으로 추천해 드리고 싶은 팁은 책을 처음부터 읽지 말고 목차 보고 재미있는 곳부터 읽으라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학교 다닐 때 도서관에서 책 빌려 와서 머리말만 읽고 반납한 경우 많았을 것이다. 꼭 앞부분 읽다가 보면 졸음도 오고 지겨워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 역시 여러 권의 책을 저술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300여 페이지를 쓰라면 못 쓸 것이다.

 

책은 보통 2~3페이지 정도의 꼭지별 내용이 옴니버스처럼 엮여 있다고 보면 된다. 경제/경영/자기계발서 등은 대부분 그런 식이다. 한 꼭지별로 기승전결이 있다. 따라서 꼭지만 제대로 읽어도 정보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 이렇게 읽으면 1년에 50권은 충분히 볼 수 있다.

 

여기서 핵심 팁은 중요한 구절은 꼭 독서 카드 만들어 놓으라는 것이다. 짧은 한 문장이어도 괜찮다. 줄 치고 스마트폰으로 찍어 놓아도 괜찮다. 책 전용 스캔 앱 vFlat 등을 활용해 보면 좋다. 기록을 남길 때, 저자명, 도서명, 번역자 명, 출판사, 출간연도, 페이지 번호 등은 기록을 남겨 놓으면 나중에 인용하거나 활용할 때 아주 좋다. 그럼 1년 50권 독서법 요령을 공유해 보겠다.

 

  1. 읽고 싶은 책을 선택한다. 이때 주제는 다양할수록 좋다.
  2. 목차를 보고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되거나, 끌리는 내용을 찾는다.
  3. 그 부분을 펼쳐서 집중적으로 읽는다.
  4. 읽고 나서 가장 좋았던 대목을 스마트폰이나 PC에 기록해 놓는다. 이때 서적 정보와 해당 페이지, 읽은 날짜를 독서 카드 형식으로 기록해 놓는 것이 좋다.

글ㅣ이윤석 GS ITM 인사실 상무
다양한 조직을 성장시키는 Value Creator이자 HR전문가이다. 리더십, 공통역량 분야 13권의 책을 출간했으며 현재 IMM인베스트먼트 Value Creator로 GS ITM을 성장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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